오블리비언 리마스터 후기: 이제야 비로소 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2025. 5. 4. 20:17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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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엔 몰랐던 오블리비언의 매력

2006년, 저는 겨우 9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첫 오블리비언 플레이는 그야말로 ‘읽지 못한 채로 즐기는 RPG’였죠. 당시 Xbox 360으로 접한 이 게임은 아버지가 사온 콜렉터스 에디션으로, 멋진 금속 동전과 지도, 아트북까지 들어 있었지만, 정작 게임 안의 이야기는 거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슬라이더만 가득한 캐릭터 생성 화면은 스트레스를 유발했고, 황제의 암살 장면만 기억날 뿐 대사나 퀘스트 내용은 거의 흘려보냈죠. 무엇보다, 임페리얼 시티의 하수도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지쳐 나가떨어졌던 기억만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 리마스터로 다시 시작된 여정

2025년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를 통해 다시 게임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놓쳤던 것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스킹그라드의 편집증적인 NPC 글라르티르를 따라다니는 퀘스트는 과거엔 몰랐던 ‘기묘하고 흡입력 있는’ 사이드 퀘스트의 매력을 알려줬고, 대사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스토리와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습니다.

이번에는 웨이논 수도원에서 실수로 NPC를 때리고 도망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시엔 그런 실수 하나로 모든 성직자에게 공격받고, 저장도 안 한 채 당황해서 전원을 꺼버렸던 기억이 떠오르며 웃음이 났습니다.

 

🎮 이제야 제대로 즐기는 오블리비언

오블리비언은 종종 ‘스카이림 전작’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여겨지곤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리마스터를 통해 다시 만난 오블리비언은, 그 자체로 너무나 훌륭한 RPG였습니다.

특히 리마스터의 그래픽 향상과 인터페이스 개선은, 과거의 불편함을 덜고 몰입감을 배가시켜줍니다. 퀘스트 추적 기능과 미니맵, 퀘스트 진행 알림 등은 현대적인 편의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오블리비언만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합니다.

예전엔 그냥 스쳐지나갔던 마을 주민들의 대화나, 블레이드의 대사도 이제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고, 게임을 하면서 자꾸만 “이런 퀘스트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사이드 퀘스트의 진짜 재미를 느끼다

오블리비언의 진짜 매력은 ‘사이드 퀘스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주 스토리도 웅장하고 인상적이지만, 작은 마을 주민들이 가진 개성 강한 사연과, 그들을 돕거나 방해하면서 생기는 분기들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스킹그라드, 브루마, 안빌 등 도시마다 분위기와 퀘스트 내용이 확연히 다르고, 그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살아 숨 쉬는 느낌입니다. 이건 단순한 ‘추억 보정’이 아니라, 진짜로 잘 만들어진 오픈월드 RPG이기 때문에 가능한 몰입감입니다.

 

💡 리마스터의 의미: 과거와 현재의 다리

이번 리마스터는 단순히 그래픽을 조금 손본 수준이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과거에 놓쳤던 경험을 되살릴 수 있도록, 그리고 새로운 플레이어도 진입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다듬어진 점이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왜 옛날에 오블리비언이 잘 안 맞았는지’, ‘왜 지금은 이렇게 재밌는지’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임은 여전하지만, 제가 달라졌기 때문이죠. 이제는 게임의 대사를 이해할 수 있고, 퀘스트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단지 기술의 발전이나 그래픽의 향상 때문이 아니라, 플레이어로서의 성장과 이해가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감상이었습니다.

 

📝 마무리하며: 이제라도 즐길 수 있어 다행이다

당시엔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오블리비언. 이제 와서 그 진가를 알아차리게 된 것은 늦었지만, 늦은 만큼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만약 과거에 오블리비언을 해봤지만 그다지 인상 깊지 않았던 기억만 남아있다면, 이번 리마스터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도전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분명히 예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저처럼, 예전에 건드려만 봤던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 자체가 하나의 보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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